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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 바스터스 - 거친녀석들


★★★★☆

<저수지의 개들>로 화려하게 등장. <펄프픽션>으로 홀리고 <킬빌>로 죽여 버린. 쿠엔틴 타린티노.
 
최근 들어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제 정상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감독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1세기에 B급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쿠엔틴.

그는 여태껏 지원군 없이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고 조금은 지쳐보였다.


이런 와중에 <바스터즈>의 개봉은. 그의 재반격을 의미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였을까. 

대책없이 터프한 개떼들과 여우같이 노련한 란다 대령을 대동하고 나타난 타란티노는 거침 없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보면서, 나는 B급 영화 부활자의 변태를 예감 하며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쿠엔틴은 그 괴상한 얼굴로(쏘리 ㅋ) 에일리언이 계속해서 더 강한 변종으로 변하는 것처럼

몬스터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스터즈>는 가히 21세기 B급영화의 진화를 보여준 영화였다.

쿠엔틴의 강한 스토리텔링과 거친 표현력이 완성도 높은 영상과 음향과 결합했을 때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거기에 상업성과 작품성을 아우른 초특급 캐스팅.




브래드피트의 알도 대위는 최근 새로운 연기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그가

근래에 맡은 역 중 가장 멋진 캐릭터임에 틀림 없었다.

독특한 말투와 표정. 특히 흰색 정장을 입고 시사회에 참석해 이탈리어어를 하는 장면에서는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키며 폭소를 자아냈다.




크리스토프 왈츠.

배우에게는 살다보면 그런 기회가 오는 것 같다.

마치 자신만을 위해 재단된 꼭 맞는 옷과 같은 배역을 만나는 기회.

<박하사탕>에 설경구.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처럼.

<바스터즈>의 크로스토프 왈츠. 그저 '브라보'라는 말 밖엔.


거기에 독일 국민급 배우이자 헐리웃에도 영역을 넓힌

그 유명한 틸 슈바이거(스티글러츠).

우리나리에서는 <굿바이 베를린>으로 얼굴을 알린 다니엘 브륄(졸러).

게다가 다이엔 크루거(브릿짓)와 멜라니 로랑(쇼사나), 일라이 로스(도니)가 열연했다.

그리고 미드 <오피스>의 팬이라면, 나처럼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어쩐지 반가웠을 터. 

개때들 중 난쟁이란 별명을 가진 B.J 노박도 보인다.


수많은 주옥같은 장면들과 대사들이 있었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씬은

1. 불필요하게 커다란 방에 트라이앵글 구도로 윈스턴 처칠이 등장하는 씬.

실소 실소 실소.ㅋ


2. 쇼사나가 졸러에게 총을 맞는 씬이었다.

그 B급 미장센의 거부할 수 없는 감동이란...


그냥 보고 웃고 징그러워하고 극장을 나오면서 잊어 버려도 괜찮고
쿠엔틴을 찬양하며 나와도 괜찮고
쓰레기라고 욕하면서 나와도 괜찮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