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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4차원의 숲 : 나이스의 숲 - 퍼스트 컨택트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이스의 숲은 종합선물세트다. 아사노 타다노부, 이케와키 치즈루, 카세료. 여기까지만 들어도 닥치고 영화 시청이다. 거기에 개성있는 테라지마 스스무, 굵직한 조연의 안노 히데야키의 이름까지 나오면 파블로프의 개 마냥 침을 질질 흘리게 되리라. 그러나 나이스의 숲 (Naissu no mori)은 이시이 카츠히토의 영화다. 위에서 언급한 배우를 모두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감독인 이시이를 모른다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넘기지 못하고 중간에 꺼버릴 것이 분명하다. 이시이를 모른다면, 누군가는 지루함에 주먹으로 벽을 쾅쾅 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어색한 장면들의 부조리한 붙임에 멀리를 하다 토를 할지도 모른다. 먹던 콜라가 체할 수도 있다. 이시이 카츠히토와 이시미네 하지메, .. 더보기
버켓 리스트 :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않게 하는 단어 "친구" 연기파 배우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의 출연만으로 영화 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연기와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심으로 다가온다. 깊어지는 주름만큼 더욱 푸근함과 인자함의 향기가 짙어지는 모건 프리먼. 익살과 아이같은 심술으로 폭탄웃음을 자아내는 친구 같은 할아버지 잭 니콜슨. 두 사람의 버디 무비인 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노인들이 죽음을 앞두고도 버켓 리스트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실 현실에서는 영화처럼 6개월 밖에 못 산다는 선고를 '이건희'와 같은 재벌과 같은 병실에서 그것도 바로 옆 침대에서 듣는 건 불가능하다. 혹 그런 일이 일어난 다고 해서 '이건희'가 콜이 카터에게 그랬던 것처럼 죽음이라.. 더보기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 마지막 한 걸음까지 2001년에 개봉한 독일영화 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많은 논란이 됐었던 소련에 포로로 끌려간 독일군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 클레멘스 포렐은 전쟁 막바지에 소련으로 투입됐지만 곧 전쟁이 끝나고 소련에서 진행된 전범재판에서 강제징역 25년형을 선고받는다. 춥고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기차를 타고 포렐을 포함한 독일포로들이 도착한 곳은 시베리아 대륙의 가장 끝에 위치한 한 탄광의 수용소다.(지도상으로 보면 경도상으로 대한민국보다 더 동쪽) 독일까지는 적어도 만 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포로들은 좌절한다. 하지만 포렐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탈출의 기회을 노린다. 그리고 약 3년여간 수용소장과 포렐의 쫓고 쫓기는 여정이 시작된다. 몇 몇 평론가들은 시베리아 끝에서 이란까지 만 여킬로가 넘는 거리를 도망치는 .. 더보기
잊고 있던 현실 : 4개월 3주 그리고 2일 2007년 회갑을 맞은 칸의 선택. 황금종려상 수상작. 개인적으로 롱테이크 기법의 영화를 좋아한다. 첫째 생동감 때문에 둘째 흔들리는 화면으로 인해 더 집중해서 보게 되므로 롱테이크라고 해서 모두 흔들흔들 거리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롱테는 인물들을 쫓아다닌다. 영화가 주려는 메세지가 불안, 긴장, 두려움, 초조함을 바탕으로 할 경우 감독들은 롱테이크를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쉽게 롱테이크 기법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잘못하다간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멀미를 하게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멀미에 질려버린 관객들에게 영화의 메세지 자체를 전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는 귀미테를 붙여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예전에 영화관련 교양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가 보여준 "노골적인 롱테이크" 영화를 볼 때는.. 더보기
치명적 갈증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가 끝나고 다시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건 어떤 의미일까. "한번 더 봐야겠다.." 느닷없는 엔딩 크레딧을 망연히 바라보며 입에서 흘러 나온 말. 난 영화를 한번 더 보던지 아님 코맥 맥카시의 동명 원작 소설 를 찾아 읽으려는 참이다. 혹시나 내가 놓친 실체에 대한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그런데 제목은 왜 일까. 이 물음은 벌써 미국에서 코엔 형제에게 주어졌다고 한다. 그들의 대답은 "그건 원작을 쓴 작가에게 물어보라" 아마도 작가는 그건 독자에게 물어보라고 하지 않을까.. 내 생각이다. 코엔형제의 영화 의 매력은 바로 이런 "궁금증"이 아닐까. 뚜렷한 실체 없이 2시간 동안 사람을 홀려 놓고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그 무엇. 묘한 끌림. 제목에서 풍기는 의아함에서 시작한 .. 더보기
나 쿠엔틴이야. 이거 왜이래? - 슬래셔의 추억 <데쓰 프루프> "이런 영화일 줄 몰랐는데 속았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루해서 혼났어요. 같이 간 사람한테 미안해서..." 한국에서 영화 홍보를 잘 못한 탓에 죄없는 쿠엔틴만 비난 바가지. 포스터에서 쿠엔틴의 잘 팔렸던 전작들을 언급하며 뭔가 컬트적이면서도 새로운 스피드~ 액션을 기대하게끔 했으니.. 보급사 잘못 아닌가? ㅋ 마치 영화 나 ? 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쿠엔틴의 명성을 이용한 상술이 훤히 보이잖아. 그러니 쿠엔틴을 좋아하지 않았던 또는 몰랐던 관객들은 배신감에 배신감을 느꼈을 밖에. "이런 쓰레기 B급 슬래셔 무비 같으니!" 하면서 말야. 사실 요런 반응! 제대로 본 건데 말야. 차라리 미국처럼 홍보를 했더라면 괜찮았을까? 요것이 미쿡에서 2007년에 이 영화 개봉시 포스터. 이것이 한국에 붙었다면.. 더보기
차의 맛? 인생의 맛? : 녹차의 맛. 이시이 카츠히토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마음 속으로 되물었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노의 가족들처럼 단조로와 보이지만 행복했던 시간이 내게는 없었던 걸까. 영화가 끝날 무렵이 되자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엄마 아빠와 떨어져 2년여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영화 속 사치코보다 조금은 더 어렸던 나이였다. 매일같이 일어나면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고 한 낮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마루에 몇 시간이고 그냥 걸터 앉아 있기도 했다. 겨울에는 꽁꽁언 냇가에서 삼촌이 만들어 준 썰매를 타고 할아버지가 팽팽한 대나무로 멋들어지게 만들어준 방패연을 뒷산에서 날렸다. 문방구에서 산 힘없는 가오리 연을 가진 아이들의 부러운 눈빛들. .. 더보기
하비에르 카마라 슬픈 사랑에게 말을 걸다 : talk to her. 페트로 알모도바르 Hable con Ella (2002. Talk to her. 한국 개봉제목 - 그녀에게) 이야기 하는 남자. 베니그노와 우는 남자. 마르코의 사랑 이야기.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체 식물인간이 된 알리샤를 돌보는 간병인 베니그노와 자신을 떠난다는 말을 하지 못한 체 식물인간이 된 리디아를 돌보는 작가 마르코. 마르코의 눈물을 이해하는 베니그노와 베니그노의 사랑을 이해하는 마르코. 가지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 2년 전 여름 스페인을 찾은 적이 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그 때 스페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야릇한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났다. 태양의 나라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해가 서쪽 땅 아래로 사라질 때 쯤, 붉은 비.. 더보기
첫인상의 유통기한? : Doris Doerrie. 내 남자의 유통기한 그리고 파니핑크 독일에서 온 도리스 되리의 2005년 영화 그대로 번역을 하자면 어부 그리고 그의 아내다. 영어제목도 같다. 그런데 국내 개봉 제목은 이다. 누가 지었는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이 제목 덕 좀 봤다. 작년 한국 여성 영화제에 상영작이었고 그래서 도리스 되리도 직접 방한했었다. 영화제 행사와는 별도로 독일문화원에서 마련한 영화와 동명인 원작소설 Vorlesung(낭독회- 우리나라에선 좀 낯설긴 한데 작가가 청중 앞에서 책을 읽어주고 또 간단하게 토론 또는 질문을 하는..)에서 그녀를 봤다. 네이버 지식검색하면 나오는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 그녀는 호탕한 성격에 힘이 넘치는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어쨌든 책은 아직도 안 읽었지만 이제서야 영화를 보게 됐다. 기대를 잔뜩하고서. 이영화는 원 제목대로 .. 더보기
천재적 미친 상상력 : 수면의 과학. 공그리 대마왕 미셀 공드리 아무래도 난 이런 정신 나간 사람들의 영화를 좋아하나 보다. 지금까지 뭐 '딱히 그렇지도 않아'라고 생각해왔는데 조금만 집중해서 내가 맘에 들어하는 영화나 감독들을 하나 하나 찍어보니 분명. 그렇다. 젠장. 정신 병자 같은 ㅡ,.ㅡ 미셀 공구리. 시멘트 공구리의 달인- 이. 아니라 미셀 공드리.;;;;; 프랑스의 유명한 CF 감독으로 기발한 상상력으로 나이키,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의 광고를 찍었다. 2001년에는 첫 영화 에서 털복숭이 미모의 여자와 소심한 완벽주의자 남자, 학대받는? 정신병자 같은 야성인간이 등장하는 미친 코미디? 영화로 세계를 놀라켰다.;; 그러나 기대하시라. 그건 기성영화판의 개성없는 감독들에게 개미 코딱지 만한 서막의 장송곡에 불과하노니. 2004년.(한국에는 2005년) 기억의.. 더보기
유령이 나타나면 대박? : 오페라의 유령. 가스통과 앤드류의 판타지. 1910. 프랑스.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원작 추리 소설. 1986. 10. 런던. 영국의 작곡가 앤드류 루이스 웨버에 의해 뮤지컬로 재 탄생. 2004. 미국. 조엘 슈마허 감독. 앤드류 루이스 웨버 제작. 영화화. 원작이 있는 뮤지컬이나 영화의 경우 순수하게 평가를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원작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 들은 도도한 표정으로 "잘 만들었지만 원작 보다는 못하군요.."라며 조소하고, 새로운 장르로 다시 태어난 작품을 옹호하는 팬들은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며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했다"던지, "원작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라며 맞선다. -이들은 보란 듯이 비싼 공연료를 지불하며 몇 번씩 재관람을 감행하기도 한다. 허나 책이 낡아 너덜 너덜 해질 때까지 읽어대.. 더보기
낯설음을 찾아서 : 천국보다 낯선 짐 자무쉬(Jim Jarmusch).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이름.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소유자일 것만 같은. 사람들이 물어보면 아마도 알다고 말하는게 체면 구기지 않은 것만 같은 이름. 여기에 '저기 그 영화 있잖아 봤지?'라고 물으면 '아~ 당연히 봤지'라고 대답해 버리고야 마는 이름. 하지만 정작 머리속으로 정말 봤는지 안 봤는지 되묻게 되는 이름. 2005년 에 자무쉬는 라는 영화로 다시 한번 그는 칸 영화제 시상식에 섰다. 심사위원 대상. - 이자리는 꼭 1년 전인 2004년 박찬욱 감독이 로 섰던 자리이기도 하다. 박감독 꽤 큰 상 받으셨어~;- 1984년 그를 세상에 알린 영화 로 칸 영화제 국제 비평가협회를 수상한지 21년 만이다. - 이 영화로 다음 해(1985)에는 선댄스 영화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