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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맛? 인생의 맛? : 녹차의 맛. 이시이 카츠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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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마음 속으로 되물었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노의 가족들처럼 단조로와 보이지만 행복했던 시간이 내게는 없었던 걸까.

영화가 끝날 무렵이 되자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엄마 아빠와 떨어져 2년여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영화 속 사치코보다 조금은 더 어렸던 나이였다.

매일같이 일어나면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고

한 낮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마루에 몇 시간이고 그냥 걸터 앉아 있기도 했다.

겨울에는 꽁꽁언 냇가에서 삼촌이 만들어 준 썰매를 타고

할아버지가 팽팽한 대나무로 멋들어지게 만들어준 방패연을 뒷산에서 날렸다.

문방구에서 산 힘없는 가오리 연을 가진 아이들의 부러운 눈빛들.



<녹차의 맛>

일본 원제는 <차의 맛> 2004년 개봉. 상영시간이 143분.

도쿄 외곽의 그림같이 한가한 산간 마을에 조금 엉뚱하지만 평범한 하루노 가족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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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만화가이자 괴짜 할아버지.
최면술사 아빠.
전직 에니메이터 엄마.
기분 좋으면 티나는 아들 하지메.
커다란 자신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꼬마 사치코.
싱겁지만 재미있는 외삼촌 아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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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따스함. 초 여름의 설레임. 석양 무렵의 애잔함.

평범하지만? 잊고 있었던 혹은 경험하지 못했던 가족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맛볼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그렇지 못해서 인지는 몰라도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소박하고. 담백하고. 한가로운. 차의 맛과 같은 영화.

"왜 당신은 삼각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