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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오래된 책들을 내다버리다, 그리고 아버지 가게 오픈과 우기로 인해, 카오스 말기에 접어든 방 청소를 마쳤다. 하다보니 가구이동과 책장정리까지 3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마음이 상쾌하다. 청소도 청소지만, 3단책장 하나 가득찬 책들 하나도 남김없이 내다버렸다. 책이라기 보단. 토익, 토플, 한국어능력시험, 한자능력시험, 정보처리기사, 컴활, 그리고 각종 상식과 전공수험서, 여러 스크랩과 출력물 등.등.등.등. 대학졸업즈음부터 졸업 후 몇년 간, 줄곧 잡고 살았던 그것들. 버리려고 하나씩 꺼내다보니, 나도 사회에서 말하는 꽤 스펙이 괜찮은 놈이다. 이젠 나이에서 먼저 걸러지겠지만. ㅋ 2년 전 지금 집으로 이사오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끙끙대며 고스란히 가져왔던 것들을. 왜 오늘 정리할 마음이 생겼을까.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버리고나니 마치 언.. 더보기
콧끝 찡하게 추운 날, hamburg 숨막히게 더운데, 이 사진을 보니까 숨통이 좀 트인다. 독일 있을 때, 찾은 겨울의 함부르크. 어찌나 추웠던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사진 속에도 콧끝이 찡한게 빨게. 더보기
바다 썰물이 으르렁 거리며 무섭게 들어오고 있었다. 위태롭게 물거품을 맞으며 돌로 된 계단을 하나씩 올랐다. 바람이 휘청 불고, 시야가 탁 트였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멋진 바다를 여기 둔거야." 라고 물었다. '누가 둔 게 아니라, 늘 여기 있던 거야' 라고 대답이 돌아왔다. 발 밑에서 새끼 손가락만한 망둥어가 아래로 뛰어 내렸다. 더보기
여기 있지만 공간이라는 게 참 오묘하고 우습다. 잠깐 있었을 뿐인데, 문든 찾아드는 시간을 넘어드는 감정이 온몸을 흔들기도 하니까. 하고. 매일 밤 라인강 가를 뛰었던 게 나였다는 기억이 나를 깨운다. 나는 여기 있지만. 더보기
쉽게 바뀌지 않는 것들 결국. 2년 간의 좌식생활은 실패로 종결됐다. 최소한 작업공간만은 입식으로 회귀하기로 했다. 입식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모니터와 오른쪽 창을 보고 있으니 지난 2년간 내가 왜 고관절통증을 얻으면서까지, 그 고생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렇게나 편한데. * 어제는 주문한 책상과 의자가 왔고. 하루종일 이사 아닌 이사를 했다. 책상. 의자 하나 더 들어왔을 뿐인데, 기존의 것들의 위치가 바뀌고 구도가 바뀌었으며 결정적으로 방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선 기존의 objects를 방 한가운데 죄다 끌어다 놓았다. 그리곤 그 카오스 속에 가만히 서서 멍을 좀 때렸다. (그 사이 화장실도 몇 번 갔다오고, 전화도 받고, 마트가서 청소에 필요한 것들을 사오고, 밥도 먹었다) 방은 유기체적이다.라고 나는 믿는다.. 더보기
암흑기 홀로 트윗에 앉아서 며칠전 갑작스런 트윗 암흑기 도래로 인해. 트윗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 졌을 때. 이렇게 가버리면 나의 팔로잉과 팔로우로 이루어진 온라인 세상이 휙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리는구나. 란 생각을 하게됐다. 앞으론 더 가까워지되 더 가벼워져야지. 갑자기 세상이 꺼져버려도 담담할 수 있게 말야. 더보기
법정스님 입적 모처럼 하늘이 푸르구나. 스님의 열반소식을 들었다. 책장에서 를 꺼내 앞장에 볼펜으로 또박또박 적는다. '2010. 3. 11. 법정스님 입적.' 그리고 23 쪽부터 시작하는 무소유를 한번 더 읽는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물건 뿐 아니라 마음을 얻는 일도 마찬가지일터. 어제 깨달았던 끊임없는 갈증에 이르는 길이 무소유를 통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오늘 희미하게 느낀다. 미묘하다. 더보기
무식한 놈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비평이나 해설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장르는 미술이다. 자신에 가득찬 사람의 해설을 읽다 보면 심지어 어떤 그림의 붓터치하나. 줄 하나를 잡아들고 "작가의 계획"이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나로선 받아들이기엔 아직 무리다. 작품의 작가가 직접 해명을 한다해도 "정말 그 때 그런 마음과 감성으로 그린 거냐"고 핏대를 세울 판에. 관계 나이한. 다른 사람의 말이 곧이 곧대로 들릴리 없다. 피카소를 모르고도. 마드리드 국립소피아왕비예술센터에서 만난 "게르니카" 앞에서 목이 메이고. 니스에 머문 3일동안 매일 샤갈 미술관을 찾아가 반나절씩 앉아 있게 만들었던 '무엇'만을. 굳게 믿는 멍청하고 무식한 나란 놈.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알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부분도 .. 더보기
사과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어두운 골목. 차가운 백열등 걸린 1톤 트럭 한가득 사과다. 지저분한 모자 아래 희끗한 머리. 두꺼운 항공잠바 움츠리고 쭈그려 앉아. 남자 사과를 씹고있다. 눈을 내리깔고. 느리게. 으적. 으적. 내 품의 봄이. 부끄러워 달아났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씬 하나 추가 어제. 한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 손님없는 밤 일찍 카페문을 닫은 형님도 함께. 차마시 듯. 술을 들고 두런두런. 오늘 새벽까지 담소를 나누는데. 카페야외테이블이나, 그 앞 골목이나, 옆 거리나, 부드러운 공기가 가득 찬. 그래서 하릴없이 그 앞에 서다 거닐다. 이야기를 하다 마시다. 봄인지. 몽상 때문인지. 마치 달 뜬 사람처럼 웃음이 실실 났던 날이었다. 더보기
약국이 있던 자리 약국에 갈 일이 생겼다. 우산을 쓰고 바로 앞에 새로 생긴 곳으로 갔다가, 예전 살던 동네 약국이 생각났다. 할아버지가 늘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TV를 보고 있던 곳. 약국인데 들어가면 한약냄새가 났다. 나 어렸을 때처럼. 걸어서 한 10분 정도면 가는 곳이라 산책 겸 걸었다. 다 왔는데 약국이 보이지 않았다. 언제 바뀌었는지 떡볶이 집이 덩그러니. 어쩔까 그 앞에서 서성대다가. 돌아가기 보단 계속 가보기로 했다. 약국이야 또 있겠지. 한참 걸어서 어느 약국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들어가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결국 버스를 타고 다시 집 앞으로 와서 새로 생긴 약국에 갔다. 남는 이야기. 아 통화 오래하기는 너무 어렵다. -_- 더보기
나열된 것들의 관계 긴 머리를 잘랐다. 머릴 묶던 작은 고무밴드들은 다시 당분간 여기저리로 숨어들 시간이다. 미련 같은 건 없다. 3개월이면 다시 길테니까. 신봉선이 있었다. 실물은 그렇게 못생기지 않았고 보통이었다. 얼굴도 평범한 크기였다. 메이크업의 힘인가. 뒤뚱거리면서 걷는 건 일부러 그런건지 알 수 없었다. 요즘 연기하는 지인들 덕분에 대학로에 자주 간다. 호강이다. 연극 를 봤다. 웰 메이드. 근래 봤던 연극 중. 여러모로 인상적이고 만족스러웠다. 이번처럼 주연은 아니지만, 나를 부른 연기자가 단연 빛났던 연극도 드물다. 박신양이 내 앞에 앉아 있었고. 끝나고 보니 나를 부른 연기자의 선배로 왔다. 박신양은 머리가 굉장히 컸고 등치가 있었으며 키는 작았다. 나를 부른 연기자는 키는 작았고 외소했으며 머리는 박신양의.. 더보기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 난찾아먹는타입은아니다 다만활동범위내에손닿는곳에있는녀석들은정줄놓고초토화시켜버린다 그런데모니터옆에서있으면서도아직살아남은녀석이있다 와사비땅콩한캔. 더보기
조잡한 인생설 혼자 가는 거다. 옆에 같이 걷고 있던 사람이 조금씩 벌어져. 그래서 먼지보다 작아져 보이지 않아도 떼쓰지 않고 싶다. 갑자기 누군가 등에 달라붙어도. 밀어내지 않고 싶다. 내가 처음 두려움에 떨며 젖은 땅에 발을 내딛었을 때. 그 사람이 옆에 있었던가. 결국에는 내가 다시 흙으로 고꾸라질 때도. 그가 뒤에 붙어 있을까. 과거가 미래로 가는 어떤 대열에 나는 떨어졌을 뿐. 미래가 과거가 되어. 모든게 다시 희미해질 때까지 단지. 겹치고 엇갈리고 나란히 섰다 붙었다 갈라지고 엉켰다 풀어질 뿐. 아닌가. 더보기
유치찬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좋아한다. 언젠가 누가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고 에드워드 호퍼가 생각난다고 했을 때, 내색은 전혀 안했지만. 뛸 듯이 기뻤다. 유치하지만 그렇다. 더보기
없는 남산 식물원에 갔다. 남산타워가 있는 꼭대기보다 남산도서관 뒷 쪽 식물원이 있던 터가 더 좋다. 어쩐지 아래서 올려보는 남산타워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 예전엔 식물원과 함께 동물원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작은 동물우리?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 사라졌다. 눈에 안보이면 마음에선 멀어질지 몰라도. 기억은 치워지지 않고 남는데. 그래서. 서글픈 마음이 예고없이 찾아 들곤 한다. 묶은 머리 적응기간. 더보기
내가 쓰레기를 버리는 이유 마음이 복잡하고 지저분할 때. 사람들은. 방청소를 하거나, 책상을 정리하거나, 빨래를 하거나, 쓰레기를 모아 내다 버린다. 이런 비유적 행동들이 마음을 정리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보기
말하기의 힘겨움 확실히 나는 말로 사람과 소통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느낀다. 내 뇌속에는 언어 보다는 이미지가 늘 범람하고 있는 탓이다. 외부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것 뿐 아니라. 내부에서 솟아나는 감정과 생각들 모두가 어떤 이미지다. 그렇다보니. 그것들을 말로 설명하는데 있어 곤란함을 느낀다. 특히 나만의 이러한 체계로 삶을 사는데 있어 가장 힘든 건. 음성을 통한 말이라는 소통도구를 사용한 사람과의 대화다. 때때로. 아니 자주 나는 내 입에서 나온 말들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물론 그런 말을 듣고 있는 상대 역시. 내가 전하고자 하는 thing을 당연히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걸 보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확실히 언어는 완벽한 소통도구가 아니다. 특히 나 같은 사람에게는. .. 더보기
빈털털이 인생 원래 가진게 없는 사람은. 뭐 작은거 하나라도 주머니에 들어 있으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하루종일 불안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무엇보다 걱정하는 건. 주머니에 든 그것이 내 것처럼 여겨지진 않을까. 하는 거다. 왜냐하면 태생에 주어진게 없는 우리 같은 족속들은. 한번. 내 것이라 생각하면. 절대. 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머리를 흔들며. 아니라고. 털어 내는 버릇이 있다. 더보기
나는 우주다 며칠사이 내방은하나의쓰레기우주가됐다. 커다란침대위나를중심으로다양한크기와색깔의쓰레기행성들이비규칙적으로배열하고있다. 가끔나우주가움직인다. 여타다른우주와다른게있다면. 행성들이우주를따라움직이거나일정한간격을유지하며돌지않고나우주가행성사이를요리조리피해다녀야한다는점이다. 조만간이우주를다쓸어버려야겠다. 더보기
기대하지 않으면 되는건데 기대하지 않는다. 차갑고 인간적이지 않아 보이겠지만. 그런 감정 소모. 지쳐버려 싫어. 어떤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비록 차갑고 매끄러운 인간이 될지라도. 어쩔 수 없다. 더보기
은행가기 프랭클린다이어리를 보기만 해도 멀미가 날 정도로 무질서한 인생을 사는 나로서도 그저 흘러버린 시간이 아까워 불편함을 느끼는 곳이 있다. 관공서. 은행. 그 곳들은 아무리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가도 가깟으로 일이 처리되는 신기한 곳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그저 멍하니 앉아 모니터를 보거나, 앞에 앉은 대머리 할아버지의 벗겨진 부분의 면적을 계산하는데 소모한다. 오늘도 난. 영업 종료가 다 되어가는 4시가 되어서야 데스크앞에 앉았다. 하지만 인상 좋은 직원 아저씨는 내 카드의 오류를 처리해주지 못했다. 다만 자신은 카드업무를 할 줄 모르며, 카드담당이 몸살감기에 걸려 월차를 냈고, 게다가 오늘따라 사람이 몰려 다른 직원도 바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일 다시 오시면 번호표 없이 바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인상.. 더보기
불현듯 슬픔 잡동사니들이 들어 있는 가방 앞주머니에 넣은 손. 지우개가 잡히지 않는다. 몇 번이나 휘 휘 저어도 말콩하고 작은 지우개가 없다. 늘 거기 넣어뒀는데 늘 거기 있었는데 없다. 오늘 갑자기. 커다랗게 자라나는 지우개가 머리 속에 가득 커다랗게 물 한방울 밑으로 뚝 떨어졌다. 늘 그렇게 있을거라.. 내버려뒀다가 잃어버렸던게 불현듯 생각나 슬픔. 작고 때 묻은 지우개. 우리 얼마나 오래 함께 했는데 미안. 미안. 미안. 불현듯 너도. 내가 그래.. 더보기
오늘도 다치게 하다 나로 인해 누군가 상처 받는게 싫다. 나의 선택. 결단. 나의 실수. 오해. 나의 무지. 부족. 나의 오만. 자만. 때문이 아닐까.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한다. 부질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상처주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사랑만 아니라 숨 쉬는게 그렇다. 내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좌절하지 않겠다. 상처를 주며 태어났고 살아가지만 더 큰 희망을 이야기 할테다. 오늘도 한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나만 생각했다. 내 결정이 더 큰 희망을 피워낼 수 있기를. 잊지 않겠다. 오늘 내가 준 상처. 나의 영화. 더보기
정리가 찾아 온 날 흐리멍텅하던 머리 속이 어느 순간 갑자기 정리될 때가 있다. 이런 순간은 예고없다. 오늘 아침 나는 두더지님 방바닥에서 달아나버린 잠의 흔적을 구차하게 부여잡고 누워 있었다. 이불 속에서 바로 앞에 놓인 검은 페인트 아래 나무결이 드러나는 TV 다이를 그저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몸을 뒤척이며 돌렸을 때 맞은 편 벽에서 틈을 비집고 들어온 작은 햇살 조각을 발견하곤 '아 다 정리됐구나'고 혼자 중얼거렸다. 가슴은 가벼웠고 머리 속은 깔끔했다. 길지 않은, 짧지 않은 동면이었다. 거리의 차 소리들은 매번 빛을 실어 내가 누워있는 창문 너머로 따뜻함을 넘겼다. 황금빛 따뜻함이 벽에서 천장으로 번지면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일어나 창가로 갔다. 블라인드를 타고 넘실거리는 빛 때문에 마치 거리는 한여름 .. 더보기
나는 잔인하다 어느 날인가 한번은 잠들기 전 세상 모든 것을 원망했던 적이 있다 신이 있다면 들으라며 고래 고래 욕을 했다 다음 날 아침 블라인드를 올리고 창가에 섰다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양 쪽으로 주차된 차들이 모두 빨간색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로 빨간색 차가 유유히 나를 올려 보며 씨익 거렸다 그리고 사라졌다 더보기
떡볶이는 양반이다. 늦은 밤 집으로 들어가는 길. 습관적인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 떡볶이노점에 들렀다. 불쌍한 백수의 마음을 아셨던 것일까. 평소처럼 떡볶이 국물 묻히지 말고 튀김 1인분을 싸달라고 하자 6개를 고르란다. '이게 왠일? 5개였는데' 게다가 서비스라며 아주머니는 오징어 튀김 1개를 더 퐁당 던져 넣는다. 아주머니가 다 데워진 튀김을 봉지에 담는 동안 주머니에서 2천원을 꺼내 내밀었다. 잠시 겸연쩍어하시던 아주머니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기,, 오늘부터 2500원이야. 떡볶이랑 순대 다 1인분에 500원씩 올랐어." "아,, 그래요?" 나는 얼른 주머니를 뒤져 500원을 더 내밀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더니 그래서 그런가봐요?" "어, 그게 좀 그러네... 미안해 학생." "아유 .. 더보기
그런들 어떤가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 세상에 저이들 보다 바보천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얼굴만 바라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생글에 연이어 함박 웃음을 짓습니다. 이런 사람 들을 가만히 따라가 보면 이들은 서로 떨어져서도 웃음이 마음에서 끊이질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은 마치 달빛거리를 날아갈 듯 가볍고, 작은 콧노래가 담장 위에 도둑 고양이를 멈추게 합니다. 그리고 행복에 겨워 잠 속으로 빠져 들지요. 이들은 아마 지금 당장 천국으로 가는 직행열차 표를 공짜로 쥐어 준다고 해도 마다할 바보들입니다. 사랑에 아픔을 겪은 사람들을 바라보노라면, 참 세상에 저런 바보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리의 지나가는 낯선 사람의 뒷 모습만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지 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