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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바뀌지 않는 것들



결국. 2년 간의 좌식생활은 실패로 종결됐다.


최소한 작업공간만은 입식으로 회귀하기로 했다.

입식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모니터와 오른쪽 창을 보고 있으니
지난 2년간 내가 왜 고관절통증을 얻으면서까지, 그 고생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렇게나 편한데.


*
어제는 주문한 책상과 의자가 왔고. 하루종일 이사 아닌 이사를 했다.

책상. 의자 하나 더 들어왔을 뿐인데,

기존의 것들의 위치가 바뀌고 구도가 바뀌었으며 결정적으로 방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선 기존의 objects를 방 한가운데 죄다 끌어다 놓았다.
그리곤 그 카오스 속에 가만히 서서 멍을 좀 때렸다.
(그 사이 화장실도 몇 번 갔다오고, 전화도 받고, 마트가서 청소에 필요한 것들을 사오고, 밥도 먹었다)

방은 유기체적이다.라고 나는 믿는다.

마침내 마음에 드는 책상의 위치를 잡았다.
그러자 나머지 objects들의 위치는 자연스레 결합되었다.

화룡점정인 청소는 고귀하지만, 매우 고되고 귀찮은 작업이다.


그렇게 하루가 꼴딱 가버렸다. 


입식과 좌식의 유기적 공존.

새롭게 변태한 방 한 구석에 앉았다.

활짝 열어 놓은 두개의 커다란 창문으로 밤공기가 들어오자
마침내 모든게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