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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는 양반이다.

늦은 밤 집으로 들어가는 길.

습관적인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 떡볶이노점에 들렀다.

불쌍한 백수의 마음을 아셨던 것일까. 평소처럼 떡볶이 국물 묻히지 말고 튀김 1인분을 싸달라고 하자 6개를 고르란다.


'이게 왠일? 5개였는데'


게다가 서비스라며 아주머니는 오징어 튀김 1개를 더 퐁당 던져 넣는다.

아주머니가 다 데워진 튀김을 봉지에 담는 동안 주머니에서 2천원을 꺼내 내밀었다.

잠시 겸연쩍어하시던 아주머니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기,, 오늘부터 2500원이야. 떡볶이랑 순대 다 1인분에 500원씩 올랐어."

"아,, 그래요?"


나는 얼른 주머니를 뒤져 500원을 더 내밀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더니 그래서 그런가봐요?"

"어, 그게 좀 그러네... 미안해 학생."

"아유 아니에요. 아주머니 잘못도 아닌데.. 500원 올랐어도 튀김도 1개 더 주고 서비스도 늘 주시잖아요. 고맙습니다."

"그래. 고마워요. 미안해-"


노점의 포장에서 나올 때까지 아주머니는 계속 미안해하셨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라며 조금 과장해서 1인분은 족히 될 떡볶이까지 든

묵직한 검은 봉다리를 들고 집으로 올라오면서 느낀 아주머니의 미안한 마음은 오른 튀김값 500원을 훨씬 넘기고도 남았다.


참... 어떤 작자들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당을 7.5%나 올리면서도

오히려 더 허세에 느는 서비스 하나 없는데,

몇년만에 500원 오른 떡볶이는 그래도 양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