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하늘이 푸르구나.
스님의 열반소식을 들었다.
책장에서 <무소유>를 꺼내 앞장에 볼펜으로 또박또박 적는다.
'2010. 3. 11. 법정스님 입적.'
그리고 23 쪽부터 시작하는 무소유를 한번 더 읽는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물건 뿐 아니라 마음을 얻는 일도 마찬가지일터.
어제 깨달았던 끊임없는 갈증에 이르는 길이 무소유를 통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오늘 희미하게 느낀다.
미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