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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쿠엔틴이야. 이거 왜이래? - 슬래셔의 추억 <데쓰 프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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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포스터


"이런 영화일 줄 몰랐는데 속았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루해서 혼났어요. 같이 간 사람한테 미안해서..."

한국에서 영화 홍보를 잘 못한 탓에 죄없는 쿠엔틴만 비난 바가지.

포스터에서 쿠엔틴의 잘  팔렸던 전작들을 언급하며 뭔가 컬트적이면서도 새로운 스피드~ 액션을 기대하게끔 했으니.. 보급사 잘못 아닌가? ㅋ

마치 영화 <택시>나 <스피드 레이서> ? 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쿠엔틴의 명성을 이용한 상술이 훤히 보이잖아.

그러니 쿠엔틴을 좋아하지 않았던 또는 몰랐던 관객들은 배신감에 배신감을 느꼈을 밖에.

"이런 쓰레기 B급 슬래셔 무비 같으니!" 하면서 말야. 사실 요런 반응! 제대로 본 건데 말야.

차라리 미국처럼 홍보를 했더라면 괜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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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이 미쿡에서 2007년에 이 영화 개봉시 포스터.

이것이 한국에 붙었다면? 나만의 예상반응: 이거 요새 포스터 맞아? 촌스러운 거시... 옛날 영화 다시 틀어주는 건가..

이러지 않았을까? 혹 미국에선 이런 반응이 없었을까? 아닌가..

미리 이런 영화야- 라며 예능 프로그램 돌아 다녔을테니 포스터 나올쯤엔 사람들 다 알고 있었을까?

"이게 말이지 칠팔십년대 극장가를 연상시키는 거시기머시기한 기획의 영화야.."라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영화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영화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70년대 B급 영화를 염두해 제작했다네.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미쿡에서는 '그 시절을' 떠올리기 위해 Grind house(7,80년대 두 편의 B급 영화를 동시 상영하던 극장을 일컬음)라는 타이틀 아래 두 감독의 영화 두편을 동시 상영했다는 군. 한편 끝나고 잠깐의 쉬는 시간을 둔 후. 나가서 투명한 병 환타라도 한 모금.ㅋ

그런데 조선에서는 긴 상영시간을 감안하여 나눠서 개봉했다고 하고.

덕분에 다른 종류의 불량과자가 되버렸으....

미쿡에서는 평론가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는데 로드리게스의 작품이 더 낫다고 하여 쿠엔틴 자존심을 자극하려고 했더랜다.(내 생각에;) 소심한 쿠엔틴은 겉으로 절대 표를 내지 않았겠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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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쓰 프루프 단독 샷


이제 그만, 데쓰 프루스에 대해 지껄여 보면..

치이일..파알-씨-이입! 년!..............대를 풍미했던 슬래셔 호러물에 도전한 쿠엔틴.

영화 곳곳에서 그의 장난끼와 완소 싸구려끼가 팍팍 풍기는 것을 느껴진다.

특히 노오란 색에 검은 줄만 그었을 뿐인데 츄리닝을 연상 시키는 차. 에서 드러나는 색깔집착.
이쁜 금발미녀만 출연시켜 죽였을 뿐인데 이자식..하며 드러나는 그의 성변태성.
싸구려 팍팍나는 화장실 유머에 드러나는 그의 천진난만함.
역시나 얼굴 잊지 않게 출연해 주시는 요구한 적 없는 자상함까지. ㅎ

주연 스턴트맨 마이크는 미키루크의 돌연 출연 취소로 왕년의 액션배우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커트러셀 형님.

그런데 최선을 다해 연기한 보람도 없이 왜 내 머리 속에는 계속 러셀의 두상에 쿠엔틴 얼굴이 콜라쥬되어 보이던지..

특히... 마지막에 손 다쳐서 엄살 떨 때.. 죽이려고 달려드는 차를 향해 장난이었다며 미안하다고 말하던 비굴한 모습에서 말이지..

그래도 영화 본 어떤 양반가의 자손은 "이거 언제 만든 영화야?"라고 물을 만큼 억지로 필름에 스크래치하시고 툭툭 장면 엇끊기느라 고생하였을 타란티노양의 노고를 치하. 영화 재밌었어요.^^

아하! 그리고 80여분 간의 개 지루함의 대장정을 날려주는 마지막 10여분은

한산도 대첩 버금가는 통쾌함을 가져다 주었으니,

B급 슬래셔 호러물의 신분으로 카타르시스의 미학을 논한 영화 아닐까 싶은데. ^^

그리고 영화 한편으로 "쿠엔틴 변했어 나쁜 놈!" "내리막길 시속 200킬로 달리는 쿠엔틴" 등과 같은 찬사는 너무 한거라고 생각해. 영화 한 두편 찍을 것도 아니고 계속 찍어 댈텐데 말야.

데쓰 프루스!

평소 변비로 고생하시던 분, 누군가를 죽도록 패고 싶으신 분, 하루 세끼 날마다 스트레스로 밥 비벼 드시는 분, 버스기사 아저씨의 포악운전에 조만간 운전사 폭행하실 분, 주위에 마초하드웨어 장착된 남성들이 많으신 여자분들에게 강추. 초강추.

역시 화풀이 전문 액션은 쿠엔틴이 최고에요! (구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