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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은 안 보였다 : <닌자 어쌔신>



★★★

닌자 어쌔신 영화홍보에서 내가 듣고 볼 수 있었던 것은

비 헐리웃영화 한국인 최초 주연
워쇼스키형제
였다.

한국 일본 중국 동아시아를 넘어 약간의 미국팬을 가지고 있는
동양인에 대해 투자가치를 따져본 결과 본전이상은 하겠다는 상술이 만든 영화.

라는 나의 편견은 <닌자 어쌔신> 제작발표 날부터
극장에서 꼭 영화를 봐야만 하는데,
어쩌다보니 볼 영화가 <닌자 어쌔신> 밖에 없었던,
지난 주말까지 확고했다.

시사회초대로 본 전지현의 <블러드>
순전히 이병헌 때문에 본 <지 아이 조> 등

훌륭한 전례를 맛본터라,
<닌자 어쌔신>의 기대치라는 건 예초에 존재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났을 때,

내 편견은
이상하게.
뭉그러져.
있었다.

뿌린 돈 만큼 화려하고 깔끔한 영상. 음향.
적당한 긴장감과 어색한 유머
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

특히 우려와 달리 정지훈은 완벽하게 영화 속에 숨어들었다.
몇 대사를 제외하곤(그건 작가의 잘못이다.) 정지훈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다.

그런데 영화가 그를 너무 감싸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영화가 오직 정지훈만 믿고 가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그들은 다른 모든 요소를 너무 극대화시켰고, 그것으로 관객들의 눈을 계속 잡아 두려했다.

그래서,
화려한 액션이 있었고, 그 액션을 정지훈이 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눈엔 정지훈이 보이지 않았다.

내게 보인 건
자신들의 계산이 맞았음에 흐뭇해하는 워쇼스키형제 외 투자자들의 얼굴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면에서 중간이상인 영화였지만,
보고 나올 때의 기분은 깔끔하지 못했고, 어중간했다.

아마도 내가 비의 팬이 아니어서였을까.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생각해보면 어쩌면 비의 팬들에게는 꽤 괜찮게 만들진 영화일 수도 있을테니.

아니 비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영화는 언제나 개인취향이니까.

p.s 항간에 너무 잔인해서 뛰쳐나간 사람도 있다는 소문도 돌던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정지훈, 나오미 해리스, 릭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