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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아프기


나도 잘 안아프다가 한번 아프면 사경?!을 헤메는 사람 중 한명이다.

아팠다 하면, 응급실이다.

아마도 평소 몸 상태에 둔한 편이기 때문인 듯.


가장 심했던 적은

논산훈련소에서 기초훈련을 마치고 성남에 있는 헌병학교로 왔을 때.

대인배 분대장이 오자마자 "디스" 두 보루를 던져준 것에 감동해 긴장이 풀어진 탓이었는지

바로 몸살감기에 걸렸던 때인 것 같다.(나중에 독감으로 밣혀졌지만)

근 일주일을 조교들이 밤낮 할 거 없이 수시로 의무대로 날 들쳐업어 날랐다.

그들은 이마에 달걀프라이를 해도 될 것처럼 끓어 오르는 열로 인사불성인 내가

행여라도 죽을까봐 노심초사했다.

특히 휴가 나갈 때 파스나 훔쳐 나가는 의무대 멍충이들에게

"신비의 명약' 타이레놀도 안 먹히는 난 재앙이었다.

열로 열반의 경지에 올라 헛것이 보이려는 순간에도

병장도 못해보고 군대에서 감기로 죽는게 너무 원통해서 하루종일 눈물이 줄줄 흘렀다.

사실은 너무 아파서 흘린 눈물이었지만.


암튼 그렇게 일주일만에 난 여느때처럼 갑자기?! 부활에 성공했고,

어느날 아침 멀쩡하게 벌떡 일어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암튼 내가 아픈 건 늘 이런식이다.


이번 감기는 그래도 그동안에 비하면 외모준수한 양반이었다.

아. 이제 그동안 방치된 집을 치우는 일만 남았다.

수풀과 거미줄이 무성하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