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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영화를 보고 나오는 늦은 밤.

눈이 가루처럼 빛나며 수도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방금까지 내 가슴을 꽉 옭죄던 무언가는 마법처럼 사라졌지만.

기저에 깔린 음울함은 눈 아래에 그대로였다.

3시간여의 러닝타임. 그중 절반동안 난 숨 쉬기가 불편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며 이야기를 해 본 바로는 혼자 느낀 감정이었다.

힘들었던 건 인물도, 상황도, 스토리도 아니었다. 알 수 없는 호흡곤란이었다. (이 경험에 대해 결국 영화가 끝나고 나오며 대단하다고 말 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야기가 본격화 되고, 피의 광기가 희번득거릴 때는 마음이 편해졌다.

두 배우는 최선을 다했다. 고생이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국은 결과물인가보다.

더 냉정하고, 더 잔인하고, 더 차갑다.

날 느낌은 줄었지만 티끌의 클리세는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기대는 저버려지지 않았다.


잔인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나홍진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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