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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에 압도되다 : 명장 (이연걸.류덕화.금성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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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그것도 오랜만에 이연걸. 유덕화(유더화라고 하드만 요샌). 금성무가 나오는 영화를 봤다.

한 때는 이연걸의 정무문을 따라한다며 흰 난닝구에 수건 목에 두르고 터프하게 세수도 하고
태극권으로 학교 친구들을 정신 사납게 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너무나 선이 잘 빠진 금성무의 얼굴선을 흠모하고, 유덕화의 카리스마를 부러워하면서 말야.

언제부터 내가 이들의 안 보게 됐을까. 왜 그런 걸까.
혹시 나이를 먹으면서 저런? 영화를 보는 것이 없어 보인다는 꼴같잖은 생각을 했기 때문은 아닐까. ㅡㅡ;

이연걸과 유덕화 금성무의 얼굴이 하나의 포스터 안에서 길거리에 붙어 팔랑거리는 것을 발견했던 날. 먼 길을 돌아 다시 정겹고 낯익으면서 포근한 고향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영화 <명장>은 청나라 중엽 14년 동안 무려 7천만명이 죽어간 태평천국의 난을 배경으로 한다.
무법천지의 세상을 무대로 비운의 생을 살았던 세 명의 남자가 있었으니,

전장에서 야비한 아군의 방관 속에 천여명의 부하들을 잃고 혼자 살아 독기와 세상에 대한 불신과 야심만 남은 청나라 장군 방청운(이연걸)

계속된 전쟁으로 궁핍해진 마을 사람들을 위해 정부 군을 상대로 도적질을 하는 도적두목 조이호(유덕화) 그리고 피가 섞이지 않은 절친한 동생 강오양(금성무)

투명장으로 목숨을 건 의형제를 맺은 이들은 청군에 지원하고 무법천지의 세상에서 천하를 호령하리라 다짐한다.

몇 번의 위기를 이겨내고 적군의 성을 탈환해내는 등 큰 공을 세운다.
14년간의 전쟁이 끝나고 나서 의형제는 중국 천하의 영웅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방청운의 야심은 멈출줄 모르고 조이호와 강오양을 희생해서라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한다.

남자들의 의리, 야망과 증오 등이 이 영화의 근간이다.

그럼에도 나는 무엇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리얼액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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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한 상상을 초월한 스케일.

평원과 성 참호를 오가며 벌어지는 다양한 전투씬은 그 동안 CG에 길들여져 있던 나의 동물적 야생감각을 뒤흔들고 흥분시켰다.

CG도 와이어도 없는 100% 리얼 전쟁액션.
600마리의 말.
280대의 카메라.

그리고 15만명!!!
무려 15만명의 엑스트라. 믿겨 지는가?
15만명이라니!!
정말 중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오직CG로만 가능한 촬영을 사람만으로 이처럼 스펙타클하게 만들 수 있는 나라가 과연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아니 있기나 한 걸까.

이것이 <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중국의 무서운 힘이다.

모르긴 몰라도 해외의 많은 영화감독들이 이런 류의 중국영화를 볼 때만 큼은 후회했을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적어도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분명 그랬을거다.


<명장>을 보며 스케일에 압도될 쯤이면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서도 대신 엉성한 구성은 덮어두자.ㅋ)

그동안 컴퓨터그래픽의 정교함과 자연스러움에 외쳤던 인공적인 감탄사 대신.

잊고 있었던 인간의 저 깊은 곳에서 끓어 올라오는 전율을 토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지도..

'그래!! 이게 진짜야.. 사람보다 리얼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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