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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취향 : 레인 - 아네스 자우이 ★★★★☆ 코미디에도 당연히 취향이 있다. 웃기는 건 모두 좋아하는 편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또는 유머는 눈물이 쏙 빠질정도로 웃다가 마지막에서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는 그러면서도 웃게 되는. 그런 거다. 그런 면에서 은 나의 취향. 이다. 세상과 동 떨어져있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지만 의외이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 그런 상황에서도 위트를 발휘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캐릭터들. 이. 척박해진 가슴을 촉촉하게 보듬어 준다. 장 피에르 바크리는 생뚱맞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전문이다. 중년의 남자도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연기는 실제로도 저렇지 않을까 할 정도로 진짜 같다. 영화 전체에서 풍기는 말랑말랑한 분위기와 경쾌함은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아네스 자우이와.. 더보기
차가움과 따뜻함 : 렛미인 어렸을 때 나는 겨울이 싫었다. 추위를 신경질적으로 혐오했기 때문이다. 몸이 추우면 굉장히 예민해지고, 감정은 통제불능이 되었다. 겨울마다 세계지도를 보며 적도지역의 나라로 이민을 꿈꾸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코가 쨍하고 울릴 만큼 추운 날에 오히려 기분이 업 될 정도로 겨울을 좋아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몸에 열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추운 날에는 심장에서 더 뜨거운 피가 솟아난다. 팔팔하게 살아 있다는 신호가 수십억 개의 세포로부터 전해졌다. 을 보며 나는 잊고 있던 차가움을 떠올렸다. 발은 시리지 않을까. 손가락이 언 것 같은데.. 추위에 대한 기억들이 되살아날수록 몸은 크게 떨렸다. 영화 속 차가움의 결정체는 엘리였다. 얇은 옷차림에 여린 몸, 창백한 얼굴과 마른 입술, 커다란 눈. 그녀는 얼음과 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