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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am . 예전에 한동안 메시지로 이야기를 나누던 여자가 있었다. 잠깐 스치며 한번 본 게 다 였던 사람이었는데 한동안 연락을 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기고 그래서 잊을만 하면 다시 연락을 해왔다. 밥 먹자 커피 한잔 마시자 말은 많았는데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로 그 여자의 엇장이었다. 어느 초여름 밤이었던가 그 여자가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가 좋다며 링크를 걸어 보냈다. 그날 밤 그 노래가 너무 좋아서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이후에도 그렇게 눈앞에 아니 내 핸드폰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 하던 그 여자는 어느날 카톡 상태에 몇월 몇일 사랑하는 누구와의 결혼이란 글을 올렸다. 사람들이 말하는 카톡과 메시지와 다이렉트에서의 미묘함을 나는 모르겠다. 그들이 말하는 중요함과 가벼움과 진지함의 경도를 모르겠다. 어쩌.. 더보기
1:35pm ​ . 안 읽히는 사람, 안 읽히는 책, 그만 놔야하나 더 잡고 있으면 읽힐까 읽고 있으면 좋은데, 너 참 안 읽힌다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더보기
1:21am ​ . 주유소 한쪽에 차를 세워놓고 빠르게 밤을 달려 가는 차들을 본다. 애증의 겨울. 내게 겨울은 애증의 계절이다. 내게 겨울은 오래전에 켜진, 마침내 급하게 깜빡이며 나를 몰아세우는, 한밤 중 강변북로의 주유경고등이다. 모른척하고 게으름 피고 미루고 미뤘지만 끝끝내 밀려 닥쳐 지난 봄과 여름의 가을의 나를 추궁하는 계절이다. 내게 겨울은 기름을 채우면 다시 차가운 밤길로 떠밀리는 멈춰 있을 수 없는 계절이다. #강변북로 #마지막주유소 더보기
6:13pm . 가게 오면서 연희김밥을 사왔다. 저녁 밥. 텅빈 가게에서 혼자 김밥을 먹는다. 문득 제주에서 만난 어린 친구가 생각 났다. 내 깍두기 김치 먹는 소리가 좋다며 밥 먹을 때면 옆에 앉던 친구였다. 이것도 먹어봐요. 저것도 먹어봐요. 어쩜 소리가 이러지. 활짝 웃으며 너무 좋아해서 같이 밥 먹던 사람들 모두 와하하 웃었다. 김밥 안 오이 당근 단무지가 까득까득 씹히는 소리가 입속에서 얼굴을 타고 올라온다. 그리고 웃음이 났다. 그 친구 얼굴이 생각나서. #김밥 ​ 더보기